왜 사라고사의 무데하르 건축이 특별할까?
사라고사의 무데하르 건축: 아랍과 기독교의 예술이 만나는 지점
스페인을 여행하다 보면 유럽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건축 양식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무데하르(Mudéjar) 건축입니다. 특히 **사라고사(Zaragoza)**는 무데하르 양식이 가장 잘 보존된 도시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건물들이 곳곳에 숨 쉬고 있습니다. 오늘은 스페인 아라곤 지방의 중심도시 사라고사에서 만날 수 있는 무데하르 건축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 무데하르(Mudéjar)란 무엇인가?
무데하르라는 말은 중세 스페인에서 기독교 정복 이후에도 이슬람 문화적 요소를 유지한 건축 양식을 가리키는 말로, ‘기독교 통치 하에 살아가는 무슬림들’을 의미하는 아랍어 **‘Mudajjan (복종한 자)’**에서 유래했습니다.
12세기부터 16세기까지, 기독교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한 후에도 아랍 장인들이 건축에 참여하면서 기독교 건축물에 이슬람 예술 요소가 융합된 것이죠. 벽돌, 기하학적 무늬, 아라베스크 장식, 색감 풍부한 타일 등이 이 양식의 특징입니다.
🏛️ 사라고사에서 만나는 무데하르 건축
1. 라 세오 대성당 (La Seo del Salvador)
- 📍위치: 플라사 델 필라르 광장 인근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사라고사의 무데하르 건축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입니다. 원래 로마 시대 포럼이 있던 자리에 지어진 이 대성당은 고딕, 로마네스크, 바로크, 무데하르 양식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지만, 그중에서도 무데하르 스타일의 외벽 장식과 종탑은 단연 돋보입니다.
특히 후진부(apse) 외벽의 기하학 문양, 벽돌 장식, 세라믹 타일의 색상 조화는 무슬림 장인들의 솜씨를 잘 보여줍니다. 정교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며, 종교와 문명이 조화를 이루던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죠.
💡 팁: 낮에는 빛에 따라 벽돌의 색이 달라지므로 사진 촬영 포인트로도 좋습니다!
2. 알하페리아 궁전 (Palacio de la Aljafería)
- 📍위치: 사라고사 중심에서 남서쪽 도보 15분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아라곤 무데하르 건축군)
11세기 타이파 왕조 시절에 지어진 이슬람 궁전으로, 후에 기독교 왕들의 거처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튼튼한 성곽처럼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무데하르 양식의 정수인 말굽형 아치, 기하학 문양, 섬세한 천장 장식이 펼쳐집니다.
특히 궁전 내 산 마르틴 예배당과 궁전 중정의 아라베스크 문양은 무슬림 예술가들의 기술이 집약된 공간입니다. 사라고사의 이슬람-기독교 혼합 역사를 체험하기에 최고의 장소이죠.
3. 산 미겔 데 로스 나바로스 교회 (Iglesia de San Miguel de los Navarros)
- 📍위치: 시내 중심가 인근
- ⛪ 무데하르 종탑의 전형적 예
이 작은 교회는 외관상 소박해 보일 수 있지만, 무데하르 종탑의 전형을 보여주는 건축물입니다. 종탑에 새겨진 정교한 벽돌 문양과 사각형 구조는 사라고사 특유의 무데하르 양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종교적 기능을 넘어, 건축 예술 그 자체로 기능하는 공간이죠.
4. 산 파블로 교회 (Iglesia de San Pablo)
- 📍위치: Mercado Central에서 도보 5분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산 파블로 교회의 무데하르 종탑은 8각형 기단 위에 층층이 쌓아 올린 복합적인 구조로, ‘종탑 위의 종탑’이라 불릴 만큼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14세기 중반 건립된 이 건물은 무슬림과 기독교 예술이 어떻게 융합되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무데하르 양식의 특징 정리
🔸재료 | 주로 벽돌 사용, 목재·타일도 보조적으로 활용 |
🔸장식 | 기하학 문양, 아라베스크, 말굽형 아치, 철제 격자 |
🔸기법 | **벽돌 쌓기 문양(espina de pez, zigzag 등)**과 타일 인레이 |
🔸문화 융합 | 이슬람 예술의 정교함 + 기독교 건축의 구조미 |
✨ 왜 사라고사의 무데하르 건축이 특별할까?
- 역사적 연속성: 로마 → 이슬람 → 기독교까지 다양한 문화의 연속성을 건축물로 확인 가능
- 현존하는 장인의 흔적: 아라곤 지역의 무슬림 장인들이 남긴 실제 손길이 곳곳에 보존됨
-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가 ‘아라곤 무데하르 건축군’으로 지정한 중심지
📌 여행 팁
- 🕰️ 대부분의 건축물은 오전 10시~오후 6시 사이에 관람 가능
- 🎟️ ‘사라고사 패스’를 구매하면 고야 박물관, 알하페리아 궁전 등을 할인된 가격에 입장 가능
- 📷 무데하르 건축은 햇빛이 잘 드는 오전~정오에 가장 아름답게 촬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