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의 진주, 그라나다(Granada)는 과거 이슬람 왕국의 마지막 수도였던 만큼 중세와 아랍, 그리고 현대 유럽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도시입니다. 알함브라 궁전이라는 압도적인 유산뿐 아니라, 숨겨진 골목과 현지 음식, 아름다운 전망까지 여행자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곳이죠.
이번 글에서는 그라나다의 2박 3일 추천 일정과 꼭 맛봐야 할 현지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 Day 1 – 도착 & 알바이신에서 시작하는 그라나다
오전
- 도착 후 체크인
보통 말라가(Málaga)에서 버스(약 1.5~2시간)나 기차를 타고 도착합니다. 숙소는 구시가지(Albaicín, Realejo)나 대성당 근처가 이동에 편리합니다.
오후
- 알바이신(Albaicín) 지구 산책
하얀집과 좁은 골목이 이어지는 중세 이슬람 마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곳은 그라나다의 진짜 매력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특히 **산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de San Nicolás)**는 꼭 들러야 할 포인트. 이곳에서 바라보는 알함브라 궁전 너머로 지는 해는 그라나다 최고의 풍경입니다. - 현지 추천 음식: 타파스 & 모로코식 차
그라나다는 스페인에서 유일하게 ‘무료 타파스’ 전통이 아직 살아있는 도시입니다. 음료 한 잔만 시켜도 푸짐한 타파스가 따라 나와요.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받아 모로코 스타일의 민트티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찻집(Tetería)도 많습니다. - 🍴 추천 바: Bodegas Castañeda (현지인 강추), Tetería As-Sirat (모로코식 찻집)
🗓 Day 2 – 알함브라 궁전 & 그라나다 대성당
오전
- 알함브라 궁전 탐방 (예약 필수)
세계문화유산이자 스페인 관광의 정수. 나스르 궁전(Palacios Nazaríes), 헤네랄리페(Generalife) 정원, 알카사바(Alcazaba) 요새까지 약 3~4시간 소요됩니다.
아름다운 아라베스크 문양, 시냇물이 흐르는 안뜰, 기하학적 구조의 정원 등 이슬람 건축의 절정을 경험할 수 있어요. - 팁: 입장권은 사전에 온라인 예약 필수! 나스르 궁전 입장 시간은 절대 늦지 마세요.
오후
- 그라나다 대성당(Catedral de Granada) & 왕실예배당(Capilla Real)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이 잠든 곳으로, 르네상스 양식과 고딕 양식이 혼합된 내부가 인상적입니다. - 현지 추천 음식: 플라멘킨 & 에스피나카스 콘 가르반소스
- 🍴 플라멘킨(Flamenquín): 햄과 고기를 말아 튀긴 요리로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
🍴 에스피나카스 콘 가르반소스(Espinacas con Garbanzos): 시금치와 병아리콩을 볶은 채식 요리로 건강하고 담백한 맛. - 저녁 추천: 현지 바에서 다시 타파스 투어! 지역 맥주 Alhambra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입니다.
🗓 Day 3 – 사크로몬테 & 휴식
오전
- 사크로몬테(Sacromonte) 지구 탐방
집시(Gitano) 문화의 중심지로, 언덕에 파인 **동굴 주택(Cueva)**이 인상적인 지역입니다.
플라멩코의 본고장 중 하나로, 저녁에는 플라멩코 공연을 볼 수 있는 라이브 공연장이 많습니다. 낮에는 사크로몬테 박물관을 둘러보며 이 지역의 독특한 생활 문화를 배워보세요. - 전망 포인트: Vereda de Enmedio 산책로에서 조용히 알함브라를 마주할 수 있는 언덕길도 추천합니다.
오후
- 그라나다 중심가 쇼핑 & 마지막 식사
현지 식료품점에서 올리브 오일, 셰리식 초콜릿, 사프란 등을 기념품으로 구입하고, 마지막 식사는 전통 요리로 마무리하세요. - 현지 추천 음식: 라브라도르 스튜(Olla de San Antón)
겨울철에 많이 먹는 병아리콩·쌀·돼지고기가 들어간 진한 스튜. 그라나다 지방색이 강한 음식이에요. - 🍴 추천 식당: Restaurante Arrayanes (무슬림 전통요리), Bar Casa Julio (타파스 전문)
🍽 그라나다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요약
음식 이름 설명 추천 포인트
| 무료 타파스 | 음료 주문 시 자동 제공되는 작은 요리 | 현지의 자부심, 가성비 최고 |
| 플라멘킨 | 햄을 감싼 튀김 요리 | 고소하고 든든한 한 끼 |
| 에스피나카스 콘 가르반소스 | 시금치와 병아리콩 볶음 | 채식주의자에게도 인기 |
| 라브라도르 스튜 | 돼지고기+콩+쌀의 진한 스튜 | 지역색이 강한 농민 요리 |
| 모로코 민트티 | 차 문화의 흔적 | 아랍의 여운을 느끼며 휴식 |
✨ 걷는 도시, 느끼는 도시
그라나다는 박물관이나 쇼핑몰보다 풍경과 거리, 그리고 사람과 음식이 살아 있는 도시입니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갑자기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지고, 오래된 벽과 창문 사이로 역사가 스며 나옵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시간을 천천히 보내며 이슬람 문화의 마지막 자취와 스페인의 강렬한 햇살을 동시에 느껴보세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이 도시에서는 한 잔의 맥주와 함께 나오는 타파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Buen viaje! (즐거운 여행 되세요!)